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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하루를 '관찰'하기 시작했을 때 달라진 것: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T1.ilu 2026. 9. 23.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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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한동안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었습니다. 배달 앱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데 15분, 살 것도 없으면서 쇼핑몰을 구경하는 데 또 20분. 어느 날 하루 일과를 들여다봤더니 그런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그때 든 의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 내 시간을 '관찰'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떠내려가고 있는 걸까. 그 질문이 양자역학과 뇌과학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내 하루를 '관찰'하기 시작했을 때 달라진 것

 
제가 처음 시간 기록을 시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하루 중 '목적 없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숫자로 확인하는 순간, 뭔가 뇌가 다르게 반응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막연하게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방향이 없었던 거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 경험을 뇌과학 개념으로 설명하면 꽤 흥미롭습니다.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신경 가소성이란 뇌의 신경 회로가 반복적인 주의와 행동에 따라 물리적으로 재편되는 특성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어디에 자주 주의를 기울이느냐에 따라 뇌 자체가 그 방향으로 조금씩 바뀐다는 것입니다.
 
제가 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한 순간, 그 '관찰' 행위 자체가 이미 뇌에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게 양자역학의 관찰자 효과(Observer Effect)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찰자 효과란, 입자가 관찰되기 전까지는 여러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Superposition) 상태에 있다가, 누군가 관찰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확정되는 현상입니다. 물론 인간의 뇌가 전자 수준의 입자와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관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는다'는 원리는 일상의 행동 패턴에도 꽤 유효하게 적용됩니다.
 
실제로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와 스튜어트 해머로프(Stuart Hameroff)는 뇌 속 미세관(Microtubule)에서 양자 수준의 정보 처리가 일어날 수 있다는 Orch-OR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Orch-OR이란 '조율된 객관적 환원(Orchestrated Objective Reduction)'의 약자로, 의식 자체가 양자 역학적 과정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571064513001188 "noopener noreferrer">출처: Hameroff & Penrose, Physics of Life Reviews, 2014).
 
아직 학계의 완전한 주류 합의에 이른 이론은 아니지만, 뇌와 미시 세계의 접점을 진지하게 탐색하는 시도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론적 완전성보다 중요한 건 '관찰한다는 행위 자체'였습니다. 하루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배달 앱을 여는 습관이 줄었고, 그 자리에 다른 선택이 생겼습니다. 망상활성계(RAS)라는 개념도 이와 연결됩니다.
 
망상활성계란 뇌가 수많은 정보 중에서 내가 집중하는 것과 관련된 신호를 선택적으로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관찰의 방향을 바꾸면 RAS가 다른 정보를 잡아내기 시작합니다.

신경 가소성: 주의를 기울이는 방향으로 뇌 회로가 물리적으로 재편됨
관찰자 효과: 관찰하는 순간 중첩 상태가 하나의 현실로 확정됨
망상활성계(RAS): 내가 집중하는 대상과 관련된 정보를 선별적으로 포착하는 뇌의 필터
Orch-OR 이론: 의식이 뇌 속 미세관의 양자 과정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가설

요약: 하루를 '관찰'하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신경 가소성과 망상활성계가 작동해 행동 패턴이 달라진다.
 

미래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걸 '행동'으로 증명하는 법


저는 한동안 "어차피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단정을 달고 살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도 피곤하겠지, 이 결정도 어차피 잘 안 되겠지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지금은 '식사시간 후'라는 잠깐의 시간을 활용하여 러닝을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냥 누워서 쉴까?' 하다가도 일어나 운동화를 신고 나가면 어느새 달리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이게 얼마나 강력한 확정 행위인지를 양자역학의 중첩 개념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 그냥 누워 있어야지'라고 결론을 미리 내려버리면 뇌는 '피곤함'이라는 상태만 확정해 버립니다. 하지만 '일단 운동화를 신어볼까?' 하며 판단을 잠시 유예(중첩 상태 유지)하고 행동으로 관찰을 시작하자, 누워 있는 현실 대신 '달리고 있는 나'라는 전혀 다른 현실이 확정되었습니다."
 
중첩(Superposition)이란 관찰 이전에 입자가 여러 상태를 동시에 가지는 현상입니다. 측정 전까지는 어느 상태도 확정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읽힙니다. 결론을 먼저 내려버리는 순간, 뇌는 그 결론을 확인하는 정보만 수집하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판단을 잠시 유예하면, 이전에 보이지 않던 제3의 선택지가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실제로 있었습니다.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라는 개념도 인상적입니다. 양자 얽힘이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한쪽의 상태가 결정되면 다른 쪽 상태도 즉시 결정되는 비국소적 연결을 말합니다. 이것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바로 적용하면 비약이 되지만, 뇌과학에는 거울 신경세포(Mirror Neurons)라는 개념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거울 신경세포란 타인의 행동이나 감정을 관찰할 때 자신이 직접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반응하는 신경세포입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510904/">출처: Rizzolatti & Sinigaglia, Nature Reviews Neuroscience, 2010). 
 
실제로 제가 식사 후 주어진 잠깐의 휴식 시간에 매일 운동화를 신고 걷거나 달리는 모습을 유심히 보던 직장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얼마 뒤 그 동료들이 "매일 식사 후 꾸준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 나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 걷기 루틴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내가 긍정적인 행동을 관찰하고 선택한 결과가 나 혼자만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거울 신경세포처럼 주변 사람들의 행동 패턴까지 실제로 변화시킨 셈입니다. 결국 내가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단지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환경과 사람들에게 물리적·심리적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뇌과학 안에 실제로 있는 셈입니다.
 
제가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단지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에 물리적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뇌과학 안에 실제로 있는 셈입니다. 결국 제가 내린 생각은 이렇습니다.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은 위안의 말이 아니라, 지금 어디에 주의를 두느냐가 실제로 다음 현실을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걸 '양자적 사고(Quantum Thinking)'라고 부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거창한 용어보다 그 원리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닫힌 결론 대신 열린 질문을 갖는 것, 그게 출발점입니다.
 
이 주제를 더 깊이 파고 싶다면 김상욱의 《양자물리학 강의》나 정재승의 《과학콘서트》처럼 수식 없이 개념 중심으로 풀어쓴 책들이 좋은 입문이 됩니다. 제가 직접 읽어봤을 때, 이론의 어려움보다 일상적 통찰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요약: '중첩'은 결론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가능성을 유지하는 태도이며, 그 태도가 실제 행동과 선택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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