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뛰면 늘어나지 않는 뇌 속 물질이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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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원이나 한강을 걷다 보면 러닝화를 신고 뛰는 사람들이 부쩍 눈에 띕니다. 단순히 살을 빼거나 체력을 기르려는 목적만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러닝이 뇌 건강, 그중에서도 BDNF라는 물질과 관련이 깊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BDNF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의 줄임말로, 뇌세포가 자라고 서로 연결되도록 돕는 단백질입니다. 이 물질이 충분해야 기억력과 집중력, 감정 조절이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몸을 잘 움직이지 않을수록 이 수치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개그맨이자 웹툰 작가로 잘 알려진 기안84는 한 매체 인터뷰에서 공황장애를 겪다가 달리기를 시작한 뒤로 상태가 크게 나아졌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달리지 않았다면 상황이 더 나빠졌을 수도 있었다는 취지의 이야기였는데, 러닝과 뇌 상태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뛰는 동안 뇌는 스스로를 다시 만든다"

BDNF, 도대체 정체가 뭘까
BDNF는 뇌 속에서 마치 비료 같은 역할을 합니다. 새로운 뇌세포가 자라나고, 기존 세포들끼리 시냅스로 연결되는 과정을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이 연결이 촘촘할수록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좋아지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도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BDNF가 부족해지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심해지고, 나이가 들면서는 기억력 저하나 인지 기능 감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래서 뇌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BDNF를 자연스럽게 늘리는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약이나 영양제보다 먼저 언급되는 방법이 바로 유산소 운동, 그중에서도 달리기입니다.
왜 하필 러닝이 BDNF를 깨우나
걷기나 스트레칭도 물론 몸에 좋지만, 심박수를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 유산소 운동이 BDNF 분비를 더 확실하게 자극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달리는 동안 근육을 쓰면서 혈류가 빨라지고, 그 과정에서 뇌로 가는 혈액과 산소 공급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 자극이 반복되면 뇌가 스스로 신경세포를 더 튼튼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반응한다고 설명됩니다.
치매 예방을 다룬 여러 자료에서도 단순히 걷는 것보다 심박수를 올리는 운동을 병행할 때 예방 효과가 더 커진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달리면서 오디오북을 듣거나 경로를 바꿔가며 뛰는 것처럼 몸과 머리를 함께 쓰는 방식이 더해지면 효과가 배가된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결국 꾸준함이 핵심이라는 점은 여러 자료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부분입니다.
빨리 못 뛰어도 괜찮다, 슬로우조깅
러닝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막상 뛰려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무릎도 걱정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최근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슬로우조깅입니다. 옆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거나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걷는 것보다 살짝 빠른 정도로 뛰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체력이 좋은 승무원도 무리하게 하프마라톤을 준비하다 오히려 몸에 무리가 와서 포기한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처음부터 거리나 속도에 욕심을 내기보다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슬로우조깅은 특히 러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오랜만에 다시 뛰려는 사람에게 부담 없는 출발점이 되어줍니다.
러닝, 오늘부터 이렇게 시작하면 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발에 맞는 러닝화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평소 신던 운동화로 무리하게 뛰면 무릎이나 발목에 부담이 갈 수 있어서, 쿠션이 있는 러닝화 하나는 갖추고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복장도 너무 두껍지 않게, 움직이기 편한 것으로 고르면 충분합니다.
처음에는 5분에서 10분 정도, 걷기와 가볍게 뛰기를 번갈아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합니다. 숨이 차서 대화하기 힘들 정도라면 속도를 낮추고, 옆 사람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걷기와 뛰기를 섞어가며 조금씩 뛰는 시간을 늘려가면 몸에 무리 없이 러닝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빈도는 주 2~3회 정도로 시작해서 몸이 적응하는 걸 보며 늘려가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러닝 전후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주면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뛴 뒤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거리나 기록에 욕심내지 않고, 일단 밖으로 나가 몸을 움직이는 습관 자체를 만드는 것이 러닝을 오래 지속하는 비결입니다.
혼자보다 함께, 달리기가 문화가 된 이유
요즘 한강이나 대학가 주변에서 무리 지어 뛰는 러닝크루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혼자 뛰면 작심삼일로 끝나기 쉽지만, 함께 뛰는 사람이 있으면 약속을 지키듯 자연스럽게 습관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러닝의 인기는 단순한 운동 유행을 넘어 하나의 생활 문화로 자리 잡는 분위기입니다.
처음부터 크루에 들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가까운 공원을 정해두고 정해진 요일, 정해진 시간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뇌를 위해서든, 체력을 위해서든 중요한 건 대단한 계획보다 오늘 당장 신발을 신고 나가보는 작은 실천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